카테고리 없음

대학원 진학에 관한 현실과 조언-2

서른살빚쟁이 2022. 10. 8. 18:50

안녕하세요, 서른살 빚쟁입니다.

 

일주일 만에 글을 다시 쓰게 되었습니다.

 

지난 번 업로드했던 [대학원 진학에 관한 현실과 조언-1] 에 이어서 같은 주제로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계속 해보려구요.

 

대학원 진학이 누군가의 인생에서 진로를 선택하는 기로에 있을 것이고, 중요한 시점인 만큼 현실적으로 조언을 구하기 어려운 분들도 있기에 생각보다 글이 장황합니다..ㅎㅎ

 

대학원 진학을 앞둔 분들이 보신다면.. 제 글이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 )

 

.

.

.

 

직전 글에서 대학원 진학과 관련하여 다음 여섯가지의 고려사항을 언급했습니다.

 

(1) 대학원 인건비

 

(2) 연구실 분위기

 

(3) 자대생, 타대생 비율

 

(4) 논문 및 프로젝트

 

(5) 지도교수의 지도스타일

 

(6) 석,박 비율

 

이중에서, 저는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으로 <(3) 자대생, 타대생 비율> 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게 좋다고 했었죠.

 

그 이유는 지난 번 게시글을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자, 일단 여기까지의 상황을 살펴보면,

 

대학원에 진학하려는 동기가 확실하고, 분야를 확실히 정했을 경우에 추가적으로 고려해야 할 상황입니다.

 

그 다음으로 제가 중요시하는 또 다른 한 가지는 지도 교수의 나이 (연구실 연혁)입니다.

 

엥..? 왜지..? 교수 나이가 뭐가 어때서..? 

 

.

.

.

 

아닙니다. 지도 교수의 나이가 생각보다 중요합니다.

 

연구 능력, 똑똑함과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일반적으로 교수 초임 시기에는 연구실을 셋업해야한다는 과제가 주어집니다. 

 

각종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실험 파이프라인도 구축해야 하며, 학생 모집도 해야하죠.

 

그렇기 때문에 보통 젊은 교수님들은 굉장히 열정적입니다.

 

뿐만 아니라 실적을 내야 정교수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본인의 역량과 관계없이 업무를 소홀히 할 수가 없죠. 

 

그래서 젊은 교수님들의 경우 연구실 셋업 과정에서 주변 교수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합니다. 

 

실험 장비 하나가 보통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이상을 호가하다보니, 인접한 연구실로부터 공용 사용을 허락받기도 하죠.

 

인맥을 통해 장비를 기증받기도 하구요. 물론 대부분 이 셋업 과정에서 연구실 초기 학생들이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합니다.

 

그 만큼 지도교수가 많이 챙겨주지만요. (1-2기 학생들은 대학원 첫 제자인 만큼 지도교수와의 연이 평생 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없는 실험 장비나 부족한 환경을 이겨내기 위해 다른 학교로 실험 장비를 빌리거나 사용하러 가는 일도 빈번합니다. 

 

.

.

.

 

이러한 정황으로 봤을 때.. 제가 말씀드리는 부분은 

 

교수님이 초임이 아닌, 5-10년 정도 된 연구실이 대학원생 입장에서 가장 좋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부분들이 어느 정도 충족이 된다면, 학생들 입장에서 

 

(1) 연구실에 갖춰진 최신 실험 파이프라인

 

(2) 교수님의 열정과 꼼꼼한 지도

 

(3) 적지 않은 인건비

 

(4) 젋고 프레시한 연구실 분위기

 

(5) 넘치는 산학 과제와 논문 퍼블리시 확률 

 

이 다섯 가지 정도는 최소 보장받는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무조건 이렇다는건 아닙니다. 그럴 확률이 높다는 것..)

 

물론 나이 드신 교수님들 중에서도 젊은 교수님 못지 않게 열정적이고 제자들 지도에 열심인 분들도 계시죠.

 

그래서 무조건을 붙이진 않았습니다. 보나마나 일반화의 오류가 있을테니 말이죠.

 

한편으로는 뭐 이렇게 많은 걸 따져야 하나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미리 알아서 나쁠건 없자나여..ㅎㅎ)

 

.

.

.

 

말씀드린 이 정도만 파악 하더라도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표면적으로 크게 문제될 부분은 없다고 봅니다.

 

대체적으로 연구실 분위기를 잘 보라는 말을 많이 들으셨을텐데,

 

사실 연구실 분위기를 거기 학생도 아닌데 어떻게 파악하겠습니까..ㅎ

 

주변 인맥을 통해서 본다고 하더라도 확실히 알 수 없는 부분입니다.

 

막상 분위기 좋다고 해서 갔는데, 그 안에서 파벌 싸움이 있다던지, 힘든걸 서로 미룬다던지, 지도교수 눈에 들기 위해 각종 세력싸움을 한다던지, 타대생이라고 해서 텃세를 부린다던지..

 

물론 처세술과 성격이 좋다면 별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분위기가 나쁜 연구실에 굳이 진학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전에 언급했듯 저는 대학원 생활 하면서 수많은 실험과 데이터 분석을 하는 동안 굉장한 스트레스를 받았거든요. 

 

지도교수님에게 지도도 제대로 못받았고.. (그 분께서는 학생 지도보다 대외적인 활동에 관심이 많은 분이셨..)

 

모르는 부분은 그 분야 전문가들을 찾아 메일을 보내며 조언을 구하는게 다반사였습니다. (그러면서 배우고 성장한 것도 있습니다 : ) ㅎㅎ 아 참고로 제 학교는 SKY 중 한 곳입니다.)

 

어찌됐든,

 

자, 타대생 비율이 적절하고 신생 연구실 단계를 조금 지난 연구실이고, 젊은 교수님 이라면 대학원 진학을 생각하는 분들에게 최상의 조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

.

.

 

저 또한 처음 박사 학위, 더 나아가 교수를 바라보고 연구생활을 평생 업으로 삼고 싶은 열망으로 대학원에 진학했었지만.. 결국 박사 진학을 포기하고 최종학력 석사졸로 취업 전선에 뛰어들게 되었고 그 계기는 충분했습니다.

 

사실 아쉬움도 많이 남았습니다.

 

조금 더 현실적인 조언을 받을 수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요 ㅎ 

 

주변으로부터 많은 조언과 고민 상담을 통해 대학원 진학을 했었지만 

 

현실은 아직까지 대학원생들에게 온전히 학업과 연구에 집중하게 해주는 곳은 많지 않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각종 서류철 작업과, 지도 교수의 재 내외적인 개인 업무, 연구실 내 박사 선배들의 파벌 싸움 등등..

 

꽤나 스트레스였거든요.

 

쓰다보니 별 내용을 다 적나 싶네요 ㅎㅎ 

 

아무쪼록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보이는게 다가 아닌 만큼.. 그리고 보여지는 부분도 적은 만큼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최대한 솔직하게 의견을 전해드리려 노력했습니다.

 

여러분의 미래를 응원합니다 !